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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철밥통을 깨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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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06회 작성일 18-12-24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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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를 말할 테니 연상되는 정답을 여러분이 한번 맞혀 보시라.

여기 첫 번째 힌트가 나간다. ‘철밥통.’ 두 번째는 ‘공룡’과 ‘방만 경영’. 그래도 모르시겠다면 결정적인 힌트를 드리겠다. ‘신의 직장.’

맞다. 정답은 바로 공공기관(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 공공기관)이다. 이처럼 공공기관을 생각하면 온통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오른다. 하기야 과거엔 정말 그랬다. 공기업은 괜찮은 월급 받고 적게 일하려는 사람에겐 천국이었다. 일 안 해도 월급 꼬박꼬박 나오지, 정년 보장되지, 세상에 이렇게 좋은 직장이 없었다.

직원만 그런 게 아니었다. 사장에게도 낙원이었다. ‘낙하산’ 타고 내려와 적당히 3년 임기 때운 뒤 더 나은 보직을 찾아 ‘철새’처럼 떠났다. 오죽하면 직원들이 “공공기관 사장은 3년짜리 계약직 임시직원”이라는 농담을 했을까.

그랬던 공공기관이 요즘 바뀌고 있다. 정부의 강한 혁신 드라이브 때문이다. 2013년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혁신 작업은 현재 2단계에 와 있다. 1단계에선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2014년 말 공공기관 부채는 520조5000억 원으로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까지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도 완료했다.

현재 진행되는 2단계 혁신은 ‘투 트랙(Two-Track)’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성과연봉제 도입이다. 놀고먹는 직원을 줄이자는 것이다. 기존에는 간부(1, 2급)만 해당됐으나 내년부턴 4급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성과연봉제 대상자가 종전 7%에서 70%로 확대된다. 성과급은 최저·최고 등급 직원 간에 2배가 차이 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같은 직급의 직원이라도 연봉이 최대 2000만 원 정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또 정부는 공공기관에 저성과자 기준과 대상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들도록 했다. 저성과자에게 교육 기회를 준 뒤 그래도 안 되면 직권면직으로 퇴출시키는 방안이다. 이 정도면 ‘연공서열 철밥통’ ‘신분 보장 철밥통’이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2단계 혁신의 다른 하나는 기능 조정이다. 공공기관 간에 서로 중복되는 업무는 한 곳으로 몰아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일종의 ‘기능 다이어트’다. 강도 높은 드라이브에 대해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은 “저출산, 고령화와 저성장이라는 사회 패러다임 변화로 노동·교육·금융 부문에서 개혁을 해야 살아남는데 그 선봉에 공공기관이 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철밥통 깨기가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공공기관장 연임 규정을 바꾸자. 현재는 임기 3년에 1년씩만 연임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잘하는 기관장이라면 3년 더 일할 수 있게 바꿔 보자.

매년 하는 평가를 기관장 임기에 맞춰 3년 단위로 늦추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매년 평가는 기관장이 단기 성과에만 치중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3년 단위 평가라면 장기비전을 갖고 소신 있게 일을 꾸려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낙하산 투입’도 최소화해야 한다. 지난달 기업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공공기관장 288명을 분석한 결과 관료 출신이 36.1%였다. 퇴직관료 대신 경쟁이 체질화된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등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써야 한다.

노사 관계도 잘 들여다봐야 한다. 그동안 노조와 ‘짝짜꿍’해 3년 무사안일로 시간을 보내는 기관장이 많았다. 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 임금피크제가 완료됐다고 자랑이지만 ‘이면합의’는 없었는지 체크해 봐야 한다. 다른 방식으로 줄어든 임금을 보상하는 꼼수가 나올 수 있다. 바뀌는 시늉만 하는 공공기관을 솎아내는 게 정부의 할 몫이다.
 
출처: 동아일보, 2016. 3. 29, 김상수 경제부 차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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